• 살아있는 금속, 형상기억 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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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06. 13

    오베이션, 연구자 플랫폼


       1938미국 하버드 대학교와 MIT 교수들은 금속에 형상을 기억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규명했다이것은 탄성(elasticity)에 해당하는 것으로외부 스트레스를 받아 변형된 금속이 원래의 형태를 다시 찾아가는 복원력이라고 할 수 있다이 지식은 시간이 더 흘러 1964년 미국 해군무기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실용적으로 이용됐다당시 연구원들은 해군 잠수함이 어뢰 등으로 인한 사고를 당했을 때 바로 보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극비로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이 중 새로운 잠수함 소재를 개발하면서 니켈(Ni)과 티타늄(Ti)의 배합비가 1:1로 구부려진 시편만이 우연히 가져다 댄 연구자의 담배 파이프의 열에 의해 원래의 모양대로 꿈틀거리며 돌아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이 합금은 니켈의 Ni와 티타늄의 Ti, 그리고 발견한 해군무기연구소의 머리글자 N을 따와 니티놀(nitinol)이라고 이름 붙였다최초의 형상기억합금이다 



      이처럼 일정한 온도에서의 형상을 기억시켜 놓으면 그 온도보다 높거나 낮은 온도에서 아무리 변형시켜도 기억시켰던 온도가 되면 기억시켜놓은 형상으로 돌아가는 특성을 보인 금속을 형상기억합금이라고 부른다. 형상기억합금의 원리가 완벽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합금을 구성하는 결정구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한다평범한 금속은 가열했다가 식히면 단단한 '마르텐사이트'라는 조직이 된다그러나 형상기업합금은 마르텐사이트 조직이 원래의 형상보다 훨씬 무르다그렇기에 외부의 힘에 쉽게 변형되지만온도를 올리면 원래의 조직으로 돌아가면서 변형된 것이 모두 소실되어 버린다

     

      첫 번째 형상기억합금의 발견 이후로 많은 연구를 통해 합금 10여 종 이상이 더 발견된다. 이에 따라 각각의 형상기억합금은 독특한 특징을 가진 경우도 생겼다과학자들은 형상기억합금을 형태의 변화과정을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분류한다첫 번째로는 한 가지의 형상만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이다. 어떻게 변형하든 기억시켜놓은 온도에서 원래의 형태로만 돌아가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두 가지의 형상을 기억하도록 한 경우이다. 두 가지의 온도 상태즉 가열과 냉각만으로 두 가지의 형태를 반복하게 하는 것이다세 번째로는 고무와 같은 성질을 가진 경우이다. 초탄성 처리를 한 형상기억합금은 고무처럼 변해 힘을 주어 늘어나게 하더라도 힘을 없애면 즉시 원래의 크기로 돌아간다


      형상기억합금은 어떻게 '기억'하는 걸까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니티놀계의 경우약 400도에서 550도 정도의 초고온에서 30분가량 동일한 온도와 형상으로 있게 되면 해당 형상을 기억한다. 약 30도 이하에서는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고, 40도 이상이 되면 원래의 형상으로 바뀌는 형태를 가지는데이 온도기능도 다양하게 조절이 가능하다니켈과 티타늄의 배합비를 바꾸면 형상기억을 위한 변형 온도를 영하 50도에서 영상 100도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서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게다가 100만 번의 반복 동장을 하더라도 형상을 회복하는 능력이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일단 기억만 한다면 형상기억합금은 몇 번을 변형하더라도 일정 온도가 되면 원래의 모양이 된다니금속이 놀라운 가능성을 품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용도 또한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처음으로 형상기억합금이 적용된 것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통신 안테나였다발사 당시에는 접혀있다가 달 표면에서 적당한 온도가 되면 저절로 펴지게 만든 것이다이후 밟아도 걱정 없는 안경테를 만드는 데에도여성용 브래지어의 와이어에도교정 장치에도 철사 대신 쓰이면서 시간이 지나도 원래대로 기억시켜놓은 모습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두루 적용되었다



      '살아있는 금속'이라는 별명이 붙어있는 형상기억합금은 우리의 몸에 관련된 분야에도 놀라운 수준의 응용력을 보여준다혈관위장관담도 등 혈액이나 체액의 흐름이 악성 종양 등으로 인해 장애가 발생했을 때 외과적인 수술을 통하지 않고 좁아지거나 막힌 부위에 형상기억합금을 삽입하여 확장시키는 스텐트 시술이 대표적이다또한 복강경 등으로 작게 구멍 난 수술 부위를 통해 장기 내부를 봉합할 때인체 내부로 쉽게 삽입할 수 있는 형태로 넣었다가 생체 온도에 접촉하면서 형상이 변화해 수술 시간을 단축하는 데에도 사용된다이 외에도 인공관절심장 펌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쓰인다.    


      최근에는 한국연구재단 오일권 교수팀이 '형상기억합금 인공근육'을 개발하기도 했다기존에도 형상기억합금의 복원력을 이용해 '움직임'을 발생시키는 형상기억합금 스프링을 통해 인공근육으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형상기억합금은 현저히 느린 냉각 속도로 인해 구동 속도에 큰 제한이 있어서 왔다이번 연구는 형상기억합금 스프링 표면에 뾰족한 구리 나노와이어를 균일하게 성장시켰다이를 통해 형상기억합금의 표면적을 높이고 열이 외부로 전달되는 것을 촉진해 빠르게 냉각을 가속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존의 것보다 2배 이상 가동된 구동 속도 덕분에 실제 손과 비슷한 속도로 손가락을 굽히고 펼 수 있는 의수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무게는 사람 손의 절반 수준으로 컴퓨터 비전을 통해 인식한 사람 손의 움직임을 따라 인공근육을 제어하는데이 의수로 수화하거나 달걀 같은 섬세한 물건을 들어 올리고피아노로 동요도 연주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인공근육을 생체모방 로보틱스에도 응용해 필요에 따라 드러내거나 감출 수 있는 고양이 발톱을 흉내 낸 생체모방 개폐식 발톱을 구현하기도 했다. 이 발톱을 드러냈다 감췄다 하며 지면과의 마찰을 제어하는 것처럼보행 로봇이 울퉁불퉁한 길에서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하는데 응용될 수 있는 것이다실제 근육과 유사한 움직임과 속도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니미래 로봇착용형 근육휴먼 증간 슈트보조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근육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형상기억합금의 세계는 상상 그 이상을 뛰어넘는다형상기억합금을 이용한 새로운 동력장치 등의 개발이 이미 시작되었고형상기억 플라스틱 등 형상기억합금의 가능성을 다른 재료의 발명 동력으로 가져가는 등 금속 분야를 넘어서 차원이 다른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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