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만든 창작물, 저작권은 누가 가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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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05. 21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가수 중 하나인 김광석. 그가 작년 SBS 프로그램인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 등장해 김범수의 노래인 <보고 싶다>를 불렀다. 헌데 그는 1996년에 사망했다. 그런 그가 AI 기술로 부활해 자신의 사후에 발표된 노래를 무대 위에서 부른 것이다. 이렇듯 급격한 기술의 발전 덕분에 문화계에서도 상상 이상의 이벤트들이 벌어지고 있다.


    AI가 만든 창작물, 저작권은 누가 가질까?

      AI 음악은 딥러닝을 활용해 음성과 가창을 합성한다.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GAN)'이라는 기술로, 가창을 합성하는 신경망과 합성된 음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하는 신경망이 서로 경쟁하면서 그 결과물을 개선한다. 경합과 학습을 통해 만들어진 목소리는 실제 가수의 호흡과 떨림까지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를 토대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작곡 분야에서도 AI는 주목받고 있다. 2016년에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AI 작곡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흉내 낸 곡으로 모차르트의 곡과 배틀을 펼치기도 했고, 뮤지션 타린 서던은 AI 작곡가 '앰퍼'가 작곡한 앨범 로 데뷔하기도 했다. AI 작곡가는 고심 끝에 작곡에 이르는 인간과는 달리, 심층 신경망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 속 수학적 규칙을 빠르게 찾아내고 이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짧은 시간 내에 음악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AI 작곡가는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짧은 시간 내에 음악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다른 분야들도 마찬가지이다. AI 화가 '이메진 AI'와 인간화가인 '두민'이 콜라보 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도 하고, 중국에서는 AI 작가가 <햇빛은 유리창을 잃고>라는 시집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의 마쓰바라 진 교수팀이 이끄는 'AI 소설 프로젝트'에서는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이라는 제목의 AI가 쓴 단편을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주최하는 SF 문학상에 출품하여 1차 심사를 통과하기도 하였다.


      AI 기술 덕분에 사용자들은 저작권에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인간 창작자에게 영감을 주거나 혹은 창작 시간을 단축하는데 노동력을 대신하는 등 다양한 활약을 하고 있다. 이처럼 예술작품 창작이 온전하게 인간의 것이 아니게 되었을 때, AI의 창작물과 인간의 창작물 간 저작권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AI의 창작물과 인간의 창작물 간 저작권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AI 예술가가 만들어낸 작품의 저작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창작’이란, 수준 높은 예술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다른 저작물을 베끼지 않고 독자적으로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 즉, 개성과 독자성이 핵심 요소이며, 법은 이것의 주체인 저작자를 인간으로만 한정한다. 이는 국외의 지식 재산법에도 통용되는 것으로,  AI는 인간이 창작하는 데 있어 '도구'로만 인식하며 권리나 책임을 가질 주체로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연 AI는 창작 도구일 뿐일까? 현재의 AI의 작품에 대한 미학적 평가는 엇갈리고 있지만, AI가 시도한 예술작품에 주목하며 인간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AI의 작품 또한 미학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 말라가 대학에서 개발한 컴퓨터 클러스터 형태의 ‘IAMUS’는 제시된 주제에 맞춰 무작위 방식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통해 독창성이 있는 창작 표현이 가능하다.  현재의 과학기술 발전으로 AI는 ‘창작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그러나 AI가 만든 ‘개성 있고’, ‘독창적인’ 창작행위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 콘텐츠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 이는 이용과 유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사람들이 '권리/권한 없는 콘텐츠'의 생성과 개발에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AI 창작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AI가 만든 ‘개성 있고’, ‘독창적인’ 창작행위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 콘텐츠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

     

      반대로 AI 창작물 권리를 인간의 저작권보다 훨씬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창작성’을 AI의 ‘독창성’만을 근거로 쉽게 인정하게 되면, 권리를 보호하며 얻는 사용자의 이익보다 실이 커질 거란 예상이다.  AI의 창작은 인간과 달리 무제한으로 가능하고, 현재 사용자들 대부분은 AI의 무한한 노동력을 이용해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쉽게 권리를 인정한다면, AI 플랫폼 사업자나 대기업들의 배타 독점권을 부여하게 되어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문화발전을 해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법조계에서 먼저 논의되고 있는 부분은 AI 창작물이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여겨졌을 때의 저작권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때 상상해볼 수 있는 대상들은 첫 번째로 AI에게 학습 능력을 부여한 개발자, 두 번째로는 AI를 도구로써 활용하여 창작물을 만들어낸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자체를 법적 인격을 지닌 존재로 보고, 창작자는 인공지능 그 자체를 저작권 주체로 보는 세 가지 주장이 존재한다.


    AI 창작물이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여겨졌을 때의 저작권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


      인공 지능 자체를 법적 인격으로 보는 3번의 경우,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음악저작권협회(SACEM)에서는 AI 작곡가 '에이바'를 작곡가로 인정하며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EU가 2017년 AI 로봇의 법적 지위를 '전자 인간'으로 인정하기로 한 결의안을 채택한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의 경우 "AI 창작물을 세상에 알린 사람의 권리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AI 저작권을 제시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 '인공지능 법·제도·규제 정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AI에게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AI 저작권과 관련하여 법에서 명시하는 창작 주체 '인간' 자리에 누구를 넣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에 그치고 있지만, 이것조차 기존에 있던 지적저작권의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AI의 ‘창작성’, ‘독창성’, ‘개성’ 등을 인정할 것인가? 인정한다면 어떤 기준을 두고 인정할 것인가? 어디까지가 가치를 갖는 창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인간의 경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저작 논의이다. 이에 기존의 저작권법 자체를 새롭게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4차 산업 혁명으로 완전히 달라진 삶의 방식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AI와 공존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고 서로의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권리에 대하여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가치판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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